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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지방선거 청년정책? 지원성 사업 남발이 가장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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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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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 ⓒ 김태진
"지방선거 청년정책? 지원성 사업 남발이 가장 우려스러워"
[기획연재 | 6·3 지방선거, 청년을 묻다]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
광주청년센터는 청년정책 집행기관을 넘어 지역 청년들이 소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려고 노력중인 곳이다. 자산형성, 일 경험, 정책 상담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청년 활동가 발굴과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김태진 광주 청년센터장을 만났다.
성장의 경로가 보이지 않는 청년 구조의 위기
- 광주 청년들의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가요?
"지역은 결국 일자리 문제가 제일 크다고 생각되는데요. 광주의 대표 청년 정책인 '일경험드림 사업'이 성과가 좋다고 하는데, 단순하게 보면 취업하려는 사람이 1000명인데 일자리는 300개밖에 없다고 했을 때, 일 경험을 500명 시켜줘도 사업 끝나고 나면 일자리는 여전히 300개인 거잖아요. 700명은 여전히 떠돌아야 되는 구조인 거죠.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떠날 수밖에 없어요.
더 슬픈 건 성장 기대값이 없다는 거예요. 지금 당장 월급 200만 원 받더라도 10년 후에 내가 여기서 500만 원, 1000만 원 받을 수 있겠다는 그림이 지역에서는 전혀 그려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경쟁이 어렵더라도 수도권에 가서 조금의 확률이라도 찾으려는 거죠.
최근에 새로운 흐름도 있어요. 전남에서 광주로 유입되던 청년 흐름이 점점 줄더니 2025년에 처음으로 역전됐어요. 광주에서 전남으로 떠나는 청년이 더 많아진 거예요. 단순하게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전남에서 광주로 올 청년들은 이미 다 왔다는 뜻이에요. 앞으로는 전남이 채워주던 숫자들이 사라지니 체감상 떠나는 청년이 훨씬 더 많게 느껴질 거예요."
- 광주시 청년 정책이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자산형성 사업이라든지 자격증 취득 지원 같은 현금성 지원 사업에서 좀 벗어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청년을 너무 수혜자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보니 지원 사업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청년 자체를 주체로 인식해야 해요. 지금은 정책 만드는 과정이 거의 행정 중심, 전문가 중심일 수밖에 없거든요. 직접 청년들이 정책을 만들고 결정도 하고 실제로 참여해서 다양한 것들을 실험할 수 있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의 삶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의 전환
- 청년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광주는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고, PM들 포함해서 지금 19명이 일하고 있어요. 예산은 올해 22억 남짓이고요. 인건비·관리비 간접비가 약 10억, 나머지가 사업비예요. 청년센터의 기능과 역할은 청년 정책의 일부를 수행하는 곳이에요. 청년 관련 중간지원조직이 광주 내에 저희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인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그냥 주어진 예산 집행하는 조직으로 보일 확률이 아주 높아요. 저는 그렇게 가지 않으려고 작년부터 관련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도 꼭 필요한 일들을 열심히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청년센터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셨나요?
"주요 프로그램은 숫자로 보면 12가지 정도 되는데요. 청년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사업들은 아무래도 현금성 지원 사업이에요. 예를 들어 일삶통장이라는 자산형성 사업은 100만 원 저축하면 100만 원 매칭해서 200만 원 받을 수 있는 사업인데 올해 경쟁률이 15대 1 정도 됐어요. 청년 반응은 너무 좋죠. 정량적인 성과가 좋다보니 행정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을 자꾸 늘려나가라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청년센터 역할은 그런 사업 운영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거든요. 이런 지원사업의 운영은 청년센터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건데, 마치 그게 대표 사업이 돼버려서 조금 슬프죠.
참고로 그 사업은 제가 2017년에 TF 위원장 하면서 만든 정책이긴 한데, 100만 원 더 받는다고 해서 그 청년이 지역에서 더 살고 싶어지는 걸까? 진짜로 상황이 나아지는 걸까? 똑같은 100만 원이어도 다른 방식으로 지원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취업이 되든 안 되든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잖아요. 자살률도 말도 안 되게 높고요. 저는 주요 원인을 본인 자신에 대해서 잘 몰라서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데 그냥 떠밀리듯이 좋은 학교, 취업 잘 되는 과를 찾아가게 되고, 운이 좋게 경쟁에서 이겨서 좋은 데 취업하더라도 그 일과 삶에 만족하기 힘든 거죠.
작년에 조선대 라이즈 사업단과 함께 인생학교를 시범사업으로 운영했는데요.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 참여가 많지는 않았어요. 회당 20명 남짓의 청년들이 참여했죠.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본 거잖아요. 지역에서 청년들이 본인의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 광역시 센터로서 기초 청년센터와 협력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광주청년센터(광역센터)는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지기 휠씬 전인 2015년에 설립되었어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청년센터이기도 합니다. 현재 전국에 240개가 넘는 청년센터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센터들은 2020년(청년기본법 제정) 이후에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구조적으로 광주청년센터(광역센터)는 시예산 100%로 운영되고, 자치구 센터(기초센터)들은 구 예산 100%로 따로 운영돼요. 운영구조도 5개 자치구 중 4곳은 공무원이 직영하는 구조다 보니 광역센터와 자치구센터간 협력이 어렵습니다. 중앙센터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풀어보려고 광역센터로 예산 1억 원을 지원해서 기초센터에 2천만 원씩 뿌리는 실험을 했는데 금액이 크지 않다보니 큰 변화를 만들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서울은 독특한 구조예요. 기초 청년센터 운영 예산의 50%가 광역센터에서 나오고 성과 평가도 광역센터에서 같이 해요. 그러니까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구조를 짤 수 있는 거죠. 광주에서도 그런 구조를 만들자는 논의를 시도하고 있는데, 예산 나오는 구조 자체가 처음부터 다르게 세팅되어 있다 보니 바꿔내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큰 예산이 중앙에서 나오지 않는 이상은요."

- 광주청년센터만의 강점 프로그램이 있나요?
"현재 전국 청년센터의 프로그램들은 다 비슷한 상황입니다. 센터 설립이 광주청년센터(2015년)랑 대구청년센터(2016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 보니, 보통 먼저 생긴 센터의 프로그램을 보고 참고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전국의 청년센터들의 사업은 서로 괜찮은 사업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운영되는 게 일종의 문화가 된 것 같아요.
저희가 잘하고 있는 점을 하나 꼽으라면 생태계 조성이에요. 지역의 청년 활동가 생태계가 거의 없다시피 무너졌어요. 코로나가 생태계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죠. 청년센터의 주요 역할이 생태계 활성화, 활동가들 발굴 및 성장, 지역자원의 연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작년부터 매주 한 명씩 활동가를 발굴해서 매주 기사를 내고 유튜브 콘텐츠로도 만들고 있어요. 다양한 청년들을 발굴해서 지역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작년에 광주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었어요. 광주에 청년 정책이 약 100개 정도 있는데 그걸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고, 작년 4월부터 통합 정책 상담을 시작했어요. 어떤 청년이든 청년센터에 문의하면 그 친구 상황에 맞게 맞춤형으로 정책 소개해 주고 연결해주는 거예요. 청년과 정책을 연결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작년 한 해에 협약한 유관기관이 36곳이 되기도 하거든요. 센터가 진정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 조직들과 협의체들도 만들었습니다."
- 사업에서 가장 아쉬운 자원은 무엇인가요?
"예산의 한계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운영구조예요. 민간위탁인데 사업을 추진할 때는 담당 부서와 협의를 거쳐야 하니 전반적으로 유연성이 많이 떨어져요. 민간과 공공의 사이에 있는 기분입니다. 저는 민간에서 10년 활동하다가 들어와서 그런지 더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작년 초에 센터에 들어와서 보니 조직이 준공무원화 되어 있더라고요. 청년 문제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깊이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내려온 예산만 잘 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직원들을 설득하고 공감시키는 작업들도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구성원분들이 청년센터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독립성이 보장된 구조로 가야 합니다. 규모도 키우고 진짜 지역 내의 청년정책과 생태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계속 제안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광주 청년 관련 연구도 5년마다 한 번씩 실태조사 하는 수준 말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형태로 연구 기능까지 탑재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광주 전남 통합 수순이라 혼란스러운데, 결국은 통합 시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한계는 무엇인가요?
"지난 1년 동안 기초 자료를 수집하거나 연구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었어요. 작년이 마침 실태조사 하는 해라 실태조사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서 아쉬운 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는 광주전남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데, 청년 대상으로 설문 조차 한 번도 된 적이 없는 아쉬움이 있어서 청년센터의 기존 예산을 쪼개 청년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체 연구 인력이 없고 예산도 없는 상황이라 답답함이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고민도 있어요. 앞으로 일자리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잖아요. AI에 피지컬 AI까지 시작되면 이건 국가 정책으로 아무리 뭘 해도 나아지기 어렵다고 봐요. 그러면 청년센터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고 보는데, 광역 센터장들 모이면 다들 있는 예산 어떻게 쓰고, 내년에 어떻게 확대할지 이야기를 해요. 이제는 구조적인 전환을 고민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청년정책의 성패, '지속 가능한 생태계'에 달렸다
- 청년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건 예산일까요, 거버넌스인가요?
"저는 이걸 아예 다르게 봐요. 생태계예요. 생태계가 없으면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할 수도 없고 예산이 있어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야 어떤 걸 하겠다고 해도 성과가 나고, 행정적인 성과가 나야 확장도 되거든요.
현재의 거버넌스들을 살펴보면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이 없다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활동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어떤 참여 기구를 만들어 위원장을 선정해도 단기적인 활동에 그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죠. 사업이 종료되면 연속성이 없이 그냥 끊겨버려요. 지역 내 대학, 시민단체, 기업과의 협업도 자주 만나면서 협의체도 만들고 논의도 하는 수준까지는 끌어올렸는데, 지역의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까지는 아직 못 가고 있어요. 결국 협업에 들어오는 사람이 진짜로 그 문제에 관심 있느냐가 핵심이에요. 진정성 있고 바꿔내고 싶은 사람이 오면 예산이 없어도 그냥 모이는 거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야 하고, 공무원도 마찬가지예요. 민간조직을 들여다봐도 비슷합니다.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가 올해 10주년인데 새로운 활동가들이 들어오지 않으니 많은 고민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지역 내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인데 이게 너무 슬픈 거죠."
- 청년이 정책 주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가요?
"공익 활동, 청년 활동을 가치로 사회가 바라봐주고 지원해야 해요. 활동비를 준다는 개념보다는, 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고 봐야 해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지금은 그 활동 자체를 가치로 안 바라보니까, 본인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데 왜 활동비를 줘야 하냐는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해요."
- 지방선거 공약 속 청년정책, 무엇을 가장 경계해야 하나요?
"자꾸 청년을 수혜자로 바라보고 지원성 사업을 남발하는 느낌이 가장 우려스러워요. 예산 생각 안 하고 일단 청년들이 혹할만한 지원성 정책 공약을 그냥 던지듯 내는 거지요.
행정 통합 과정에서 청년들이 전혀 호출되고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예요. 형식적인 공청회 한두 번, 소규모 간담회 몇 회 정도 청년들을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같던데, 그게 다 청년을 주변인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진짜 의지가 있는 정치인이라면 구조를 바꾸면 돼요. 예를 들어 광주도 청년 유권자가 30% 정도 될 건데, 그러면 적어도 내가 만드는 모든 위원회, 협의체에 청년을 30%는 아니더라도 20% 이상 의무적으로 넣겠다고 하는 게 진짜로 청년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이에요. 본인 캠프 구성원부터 진짜로 청년 이야기를 담으려는 의지,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출처 : 오마이뉴스(https://www.ohmynews.com/)
원문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2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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